느낌이 이상하다. 나는 대학원을 3년째 다니고 있고,나랑 비슷한 전공을 하고있다고 이야기하는? (적어도 외부에서는 그렇게 평가하는) bioinformatics 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지금 박사 1년차를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석사를 졸업하지 못하고 있다, 뭐 사실 3년 과정이니... 못하고있다라기 보다는 정규코스를 이수하고 있다.. 라고 표현하는것이 맞기는 하겠다.
3년째 대학원을 다니면서 참 많은 수업을 들어왔다.우리학교 bioinformatics 학생들이 듣는 거의 모든 수업은 이수하였고. 더불어 우리 학과의 특이적인 다양한 수학적 모델링 수업들도 이수했으니, 뭐 학부 4.5년, 석사 3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정말 많은 생물학, 화학, 수학 수업들을 들어왔다고 느끼고 있다.
첫번째로. 대학원에 와서 가장 크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이상 specialty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전공 자체가 interdisciplinary 하기 떄문에 누군가 특정 분야에 대한 specific 한 지식을 모른다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되었다. 교수님들 조차도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좀 더 이야기 해주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는 점은 인상깊게 다가왔다. 모델링 수업들이 왜 자꾸 리포트를 제출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교수들도 내가 제출하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내가 얼마나 과학에 관심이 많은지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한국에 있을때는 대부분에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그냥 '잘하는 것' 에 집중하기 쉬웠다. 나 또한 잘하는것에 집착해 왔고 어느정도 속해있었던 집단 안에서는 잘해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외국에 나와보니 많은 학생들이 영주권을 따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있고 그것을 위한 공부를 하고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쁜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그것'을 걱정하고있으니까... 특히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정말 과학이 만들어주는 흥미에 취해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지난 2년간 용기와 동기부여를 많이 얻어왔고 나도 과학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되새기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더이상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computational biology 전공을 없앴지만 (bioinfomatics 전공이 상대적으로 너무 잘되는것같다... 학교도 장사를 해야하니까...) 이 전공안에서만 배울수있는 수학적 모델링과 통계적 추론에 관한 방법론들을 익힌것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현재는 연구과목들을 진행하며 nanocarrier에 적용할 수 있는 pharmacokinetic model 들을 공부하고있는데 supervisor들이 실험도 할수있으면서 어느정도 이론적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찾기는 어렵다면서 나를 좋게 평가해주시시는 자존감이 성장하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나는 내가하는 모델링에 대한 자신감은 현저하게 낮지만 말이다.....ㅎㅎ)
아무런 background 없이 이 전공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졸업까지 한학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나는 아직까지도 bio 분야에 속해있는 많은 연구자들이 quantitative analysis 에 약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분야에 속해서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
'멜번에서 살아남기 > [멜번대] 박사과정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면허증 호주 운전면허증으로 바꾸기 (0) | 2022.07.31 |
---|---|
글쓰기과제에 도움이 되는 어플리케이션들 (Grammarly, QuillBot, The Writer's Diet) (2) | 2022.06.01 |
새로운 연구프로젝트를 위한 contact 하기 (인터뷰에 관한 이야기) (0) | 2022.02.15 |
2021년도에 들은 수업들을 돌아보며 (1) | 2021.12.02 |
계산생물학 석사 2학년 2학기 수강과목들 (어떤 과목을 수강취소할까?) (0) | 2021.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