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과제를 마감하였다.
학부 4.5년 그리고 대학원 3년차를 겪으며, 어느 누구와도 견줄수 있을만큼
수업과 과제를 많이 진행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과제만큼은 평가 방식이 신기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분석할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과제가 아니였다.
다만 나의 분석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해달라는 과제였다.
물론 분석은 기본적인 통계학을 이해하는 학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지난 많은 시간들을 나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면 '끝'이나는 그런 과제들을 받아왔다.
물론 답이 딱 특정 number로 끝나지않는 그런 문제들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풀이과정에 틀은 존재하는 문제를 풀어왔었다.
수리통계분야에 '친한' 학문에 속해있는 나에게 이러한 과제는 낯선 과제중 하나였다.
하지만 과제를 어느정도 정리하고 문서화하여 제출하고나니 왜 이런 과제를 내는지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는 '눈먼 돈을 쓴다'.
월급 몇백만원을 받는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가장 낮은 직급의 '대학원생'이 연구로 쓰는 돈은 어지간한 대기업 회사원의 임금을 훌쩍 넘기나름이다. 적어도 내가 봐온 실험생물학을 하는 학생들은 그게 당연했다.
분명히 누군가는 그 돈의 가치를 증명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해야한다는 사실은 간과한채.
결국 대학원이라는 공간은 지식만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선다.
당연히 지식을 전달하는 집단이지만, 사회에 자신의 '과학'을 파는 마케팅을 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내가 받은 과제는 쉽게 말하면 '한번 팔아봐라' 에 해당하는 과제였다.
대학원에 제출한 어느과제중에서도 가장 wording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성적은 추후 나오겠지만.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게 될것만 같다.
글쓰기에 대한 많은 고찰을 주는 한 주 였다.